본문 바로가기

돈부리의 일상

시골에 사는 도시농부 옥상 텃밭(7) 드디어 완성

반응형

상자는 다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튼실한 텃밭 상자에 고퀄리티의 흙을 채울 차례.

 

이 흙이 가장 중요하다 여겨져서 인터넷을 마구마구 검색하고 또 검색하고. 갈등하고 선택하고. 주문하고 결제하고. 정말 처음 해보는 모든 것이 어렵더군요.

 

우선 배수가 용이하게 입자가 굵은 배수용 파라소(?) 흙과 육성용 파라소, 그 위에 배양토, 상토를 샀습니다.

 

흙 값이 만만찮게 들어갔네요.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인지 그냥 딱 봐도 부족할 듯 했습니다.

 

 

흙을 주문하고 며칠 후에 온 택배기사님으로부터의 전화.

 

기사님 "여보세요~? 돈부리 양반이시죠?"

 

돈부리 "네 접니다. 혹시 흙 가져 오신건가용?ㅎㅎ"

 

기사님 "네!! 총 30포나 되는군요!어디에 둘까요?"

 

돈부리 "죄송하지만... 저희 집앞까지 좀 올려주심 안될까용?"

 

기사님 "헉!! 이 걸 다용? 5층은 무립니다. 한번만 봐주세용 ㅠㅠ"

 

돈부리 "아 ㅎㅎㅎ 그냥 아래 두세요. 제가 가지고 올라갈게요."

 

네 저희 부모님의 집은 5층이었습니다. 내려가보니 입구를 막을 기세로 흙포대자루가 빼곡하더군요. 흑 큰일이다!

 

저희 직장 후배를 긴급출동 시켰습니다. 어차피 주변의 흙도 퍼서 올려야 했기에...

 

 

막상 구매한 흙을 들어보니 굉장히 가벼웠습니다. 위의 사진은 배수용 파라소(인공토)를 제일 먼저 푼 모습이죠.

 

입자가 너무 가벼워 옥상의 바람에 이리저리 막 날리더군요. 부피에 비해 굉장히 가벼운 느낌이랄까?

 

이제 흙도 인공으로 만드는 시대가 왔음에 다시한번 놀랐어요.

 

 

옆에 상토, 배양토 등이 막 쌓여 있네요. 이제 이 흙들을 섞어서 채우기만 하면 되죠.

 

완공이 몇시간 남지 않았어요. 그나마 이 구매한 흙들은 가벼워서 다행이지만 이제 흙을 퍼다 끌어 올릴 걱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왔죠.

 

 

마구마구 섞었습니다. 제대로 하는 것인지, 옳은 것인지도 모른채.. 시간이 흐르니 제가 흙을 섞고 있는지 흙이 저와 후배를 섞고 있는지 혼란스럽더군요.

 

흐아~~ 후배녀석 다리통좀 보소~~

 

아직 장가도 못간 녀석.. 어서 좋은 처자가 나타나길 바라며.

 

흙이 터무니 없이 부족했습니다. 어차피 부족한 흙은 주위에서 퍼나 나를 작정이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이 부족하더군요.

 

이제 주변의 흙을 채취하러 후배녀석과 고고~~

 

제가 사는 곳이 원래 시골이라 널린게 흙이라 생각했는데 흙을 퍼오는 것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삽질 중에 땅 주인 왈 "당신들! 거기서 뭐하요!?"

 

흙도둑 1 "넹?! 아 죄송합니다. 여기 흙좀.... 밭으로 안쓰시는 것 같아서요..."

 

땅주인 "아무리 그래도 말은 하고 퍼가야지! 포대자루 보니 엄청 퍼가려 했구먼!!"

 

ㅎㅎ 사실 포대자루만 한 30개 가지고 다닌 것 같아요.

 

흙도둑 2 "아..아..아닙니다. 조금만 가..져가려고요.."

 

땅주인 "훠이~~ 훠이~~ 물러가쇼~~ 훠이~~"

 

ㅋㅋㅋ 이리저리 떠밀려 다녔답니다.

 

간신히 몇포 끌어올리니 체력 완전 방전!!!!!

 

 

퍼 올리는 모습은 도저히 체력의한계 때문에 촬영을 못했어요. 위의 그림만 봐도 얼마나 흙이 부족한지 눈치 채셨을겁니다.

 

한 10포 정도는 더 올려야는데...그때 퇴근하신 구세주님 등장!

 

아버지 "부리야!! 그만 됐다. 이정도면 충분허다!! 고마해라!!"

 

돈부리 "아버지 오늘은 이만 해야 할 것 같군요. 후배가 배고프데서요..."(후배 팔아먹음 ㅋㅋ)

 

 

 

결국 작업은 조금 찜찜한 채로 끝났습니다.

 

이렇게 드디어 시골에 사는 도시농부의 옥상에 자그마한 텃밭이 생겼답니다. 그날은 후배와 코가 비뚤어 지도록 삼겹살과 소주를 먹었네용.ㅎ강렬한 노동후에 먹는 삼겹살에 소주는 정말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혀적 미각을 선사하더군요.

 

ㅎㅎ 이제 심는 일만 남았는데. 저는 모든 관리권한을 저희 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어머니집에 방문해서 텃밭상자에 올라가보니 왠 요상한 물질이~~

 

ㅋㅋㅋㅋ 자세히 보니 저희 어머님에 세들어 살고 있는 강아지의 끙아군요.

 

끙아도 삭히면 거름이 되려나?

 

아버지가 비닐 멀칭도 해 놓으셨는데요... 제가 손이 근질거려 인근에 사는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아니 글쎄...

 

 

 

성격이 너무 급한나머지 그 비닐을 그냥 찢구 말았어요.ㅎㅎㅎ

 

그날 아버지의 잔소리 좀 들었네요. 어머니는 마트에서 사오신 대파, 쪽파도 심으시고 ㅎㅎㅎ

 

우리집은 사실 이런 밭을 가꾼적이 거의 없답니다. 그야말로 초보라 할 수 있죠.

 

 

앞으로 제 계획은 이 규모보다 작은 쌈채소용 텃밭 상자를 몇개 더 만들고 아버지가 이것 저것 심으실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옥상에 평상도 만들고 그늘막도 치고... (닭장도 만들고 싶은데 일단은 보류 ㅎ)

 

결과물이 나올때마다 어찌나 뿌듯하던지.. 계속해서 옥상텃밭 관리사항을 가끔씩 포스팅 할 예정이랍니다.


시골에 사는 도시농부 돈부리의 옥상텃밭 제작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벤트 : 혹시 그럴일은 없겠지만, 정말 만에 하나.... 정말 혹시나.... 이 옥상 텃밭상자 제작 시리즈를 1편 부터 완결편(7)까지 모두 읽으셨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단 분을 추첨하여 당첨된 두분에게는 위의 텃밭에서 수확한 청상추 5장과 청양고추 5알을 선물로 보내어 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응모하세요.ㅎ

반응형